2009년 2월 22일 일요일

마스터 키튼

마스터 키튼 18마스터 키튼 18 - 10점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가쓰시카 호쿠세이 스토리/대원씨아이(만화)

http://nobita.textcube.com2009-02-22T00:30:190.31010
 고고학 연구를 꿈꾸고 있으나 매번 대학 강사, 교수의 자리를 거절당하고, 오히려 부업인 보험조사원 업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다이치 키튼. 그가 보험조사원으로서 겪은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어놓은 만화이다.

 만화의 배경이 되는 시기는 냉전 질서가 해체된 1990년대이다. 독일이 통일되었고, 소련도 해체되었으며 동유럽의 공산국가들도 붕괴되었으나, 냉전 시대의 유령이 아직 세계 각지를 떠돌고 있다. 따라서 만화 속에는 구 소련의 KGB 요원, 차우셰스쿠의 수하들, 구 동독의 비밀경찰 등이 과거의 영광을 다시 얻기 위해 음모를 꾸미기도 하고, 냉전 시대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헤매거나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또한 90년대 초반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의 세일즈맨이 그를 '경제 동물'취급하는 서양인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며 화해하기도 하고, 세월이 흘러 도태될 위기에 놓인 포도주 농장의 주인이 자신과 함께 포도주를 만드는 데 일생을 바쳤던 집사와 함께 다시 한번 농장을 일으킬 결심을 하는 등, 당시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인물도 등장한다.
 그래서 <마스터 키튼>은 90년대 초중반의 스산한 모습을 보여주는 시대극이기도 하다.

 또한 SAS(Special Air Service)의 서바이벌 교관이면서 고고인류학을 전공한 학자라는 설정 답게, 총과 칼 등을 무기로 삼는 적들에 맞서 그때그때 그 자리에 있는 사물을 이용하여 적에게 대항하고, 사건이 일어난 장소의 작은 유적에서 그에 얽힌 사연을 말해주는 주인공 키튼은 무척 매력적인 인물이다.
 역사학자이면서 다른 방면(특히 군사적인 능력)에도 능통한 것은 <은하영웅전설>의 양 웬리와도 닮았다. 둘 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조금 서툴다는 것마저도. 둘 중 어느 하나가 다른 쪽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매력적인 인물과 배경 설정, 그리고 매 에피소드마다 색다른 재미와 지식, 감동을 선사해 주는, 명품(Masterpiece)이라고 불러도 전혀 아깝지 않은 만화이다.

 (단점을 지적하자면, 제책 방식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원작의 그림과 달리 좌우 반전이 되어 있어 어색한 부분이 종종 등장한다는 점과, 몇몇 여성의 나체가 등장하는 장면을 어설프게 가림처리 한 점, 자주 등장하는 번역상의 오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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