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8일 월요일

한국 근대사 산책

 

 대학교 2학년때 홍세화 선생이 우리 학교에서 강연을 했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나 강연 내용은 잊어버렸지만, 그가 마지막에 우리에게 당부했던 것 한 가지는 기억하고 있다. 우리 나라 대학생들은 근현대사에 너무 무지하다고. 근현대사 공부를 한 번씩 꼭 해 보길 바란다고.

 

 그의 말은 오랜 기간에 걸쳐 나의 숙제가 되었고, 내 나름대로 여러 근현대사 책을 섭렵하려고 노력했다. 강만길 교수의 <고쳐 쓴 한국 현대사>, <20세기 우리 역사>. 그리고 그 때 접한 것이 강준만 교수의 <한국 현대사 산책>이었다.

 

 역사책을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것이 또 언제였을까. 가장 최근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모르고 있던 현대사를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 준 그 책은 내게 있어 감동 그 자체였다.

 

 그리고 얼마 전 <한국 근대사 산책>이 나왔다. 당연히 나는 이 책을 구입했다.

 

 1~5권은 <개화기편>으로 천주교 전래부터 한일합방 전까지를 다루고 있고, 6~10권은 <일제 강점기편>으로 한일합방부터 8·15 해방 사이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한국 현대사 산책>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사관에 입각해 기술하기보다는 다양한 자료의 인용을 통해 판단은 독자에게 맡기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근대사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부분이 많아 전혀 모르는 사실을 하나씩 알게 되는 재미는 없었지만, 대신 기존에 알고 있던 사실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일제 강점기사를 독립 투쟁사로만 보는 것보다 그 시기가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 고찰해 볼 수도 있고, 요즘 영화 등에서 많이 조명되고 있는 '일제시대의 경성'과 '모던 보이'의 모습을 엿볼 수도 있다.

 

 이 책이 한국 근대사의 완벽한 바이블은 아니다. 그러나 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의 면모를 살펴보고, 관심있는 부분을 파고 들기 전에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기에는 충분한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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