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5일 목요일

설득의 심리학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치알디니 저/노아 골드스타인 저/스티브 마틴
 '설득의 심리학'은 제목 그대로 사람을 설득시키는 여섯 가지 심리적 법칙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법칙이 적용된 실험과 사례를 보여주고, 또 그 법칙을 불로소득자(Free Rider)들이 어떻게 악용하는지 보여주며 방어 대책까지 제시한다.

 설득의 법칙 첫번째는 상호성의 법칙이다.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상호성의 원칙'에 따라 다른 사람이 나에게 도움을 주면 나도 그에게 도움을 주는 심리가 발달했다. 이 상호성의 법칙을 잘 적용한 전략이 '일보 후퇴, 이보 전진'전략인데, A가 B에게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처음에는 무리하다 싶은 요구를 하는 것이다. 만약 B가 거절한다면 A는 자신의 요구사항을 조금 낮춘다. 그러면 B는 A가 처음의 요구에서 한 발짝 물러나는 양보를 했기 때문에, 상호성의 원칙에 따라 자신도 두 번째 요구는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호성의 법칙'을 악용하는 사람에 대한 방어 대책은 '호의'와 '술책'을 구분하는 것이다. 내가 상대에게 빚을 졌다는 의식이 있어서, 내키지 않거나 의심이 되는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가 있을 때, 곰곰이 생각해보고 상대방의 호의가 진심인지 아니면 나를 구석으로 몰아넣기 위한 술책에 불과한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두번째 법칙은 일관성의 법칙. 사람들은 자기의 행동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싶어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일관성있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여겨지기 때문인데, 대표적인 사례로는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의 미군 세뇌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미군에게 공산당을 찬양하는 글을 쓰도록 하고 작은 상품을 주는 일을 반복하면, 그 미군은 자신의 행동에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말로 공산주의 사상에 물들게 된다. 일관성의 법칙을 이용하는 핵심은, 상대방의 자발적 개입을 증명하는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일관성의 법칙에 대한 방어전략은, '본능적인 거부감'에 따르는 것이다. 어느샌가 자신의 행동이 자기가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 잠깐 멈춰서 처음에 자신이 의도했던 바를 되돌아 보아야 한다.

 다음은 사회적 증거의 법칙. 복잡해진 현대 사회에서 정보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자기 행동에 대한 근거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정보의 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뉴욕에서 벌어졌던 살인사건에서 38명의 목격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사회적 증거에 대한 방어 전략은, 조작된 사회적 증거에 대해선 즉각적으로 반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웃기지도 않는 장면에 가짜 웃음을 삽입하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나, 미리 고용한 배우를 평범한 사람인 양 거짓으로 인터뷰하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려 하는 판매자에게 바로 항의를 하거나 불매운동을 하는 것이다.

 네번째 법칙은 호감의 법칙이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것과 비슷한데. 신체적 매력이 뛰어난 사람, 자신과 사소한 공통점을 소유한 사람, 혹은 자신을 칭찬해 주는 사람에게 설득당하기가 쉬워진다.
 대표적인 것으로 '만찬 전략'이 있다. 만찬 도중 사람들의 주목을 끌며 연설을 하면, '식사'라는 유쾌한 경험과 그 사람의 연설이 연관되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호감의 법칙을 이용하는 불로소득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우선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사람을 필요 이상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 순간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 한다. 그리고나서 설득전문가와 그의 요청을 분리시켜, 그의 요청에 대해서만 고려해야 한다.

 다섯번째는 권위의 법칙이다. 지식이 분화되고 전문화된 현대 사회에서 전문가의 권위는 막강한 설득의 힘을 갖게 되었다. '밀그램의 실험'에서 피험자는 시험자의 권위를 믿고 일반인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가혹한 행위를 타인에게 가하게 된다. 이러한 권위의 상징물로서 직함, 옷차림, 자동차 등이 사용된다.
 권위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진짜 전문가인지를 잘 구별해야 한다. 앞서 말한 직함, 옷차림, 외모, 자동차 등과 같은 트릭과 진짜 전문성을 가려내야 한다.

 마지막 법칙은 희귀성의 법칙이다. 같은 대상이라도 희귀성이 부여됐을 때 우리는 더욱 그것을 원하게 된다. 이는 사람이 본능적으로 가진, 제한된 자유에 대한 심리적 저항에서 나오는 것으로, 희귀성 앞에서 흥분하지 않고 득실을 냉정이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와 같은 설득의 법칙은,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면서 사는 우리가 정보 속에 매몰되지 않고 빠른 판단의 지름길을 이용하는 데서 나온 것이다. 그것을 악용하는 불로소득자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깊이 고민한다면, 우리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의사결정의 지름길을 사수하기 위해, 그것을 악용하거나 남용하는 자에게 적절한 응징을 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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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저자와 마찬가지로, 설득 전문가에게 잘 속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장 곤란할 때가 바로 옷을 사러 갈 때이다. 정찰제가 적용되지 않는 곳에서는 흥정도 잘 하지 못하고 오히려 바가지를 쓸까봐 옷을 살 때도 메이커 제품을 주로 쓴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금방 뭐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성격을 고친다는 것은 겉보기엔 쉬워 보여도 사실은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 하지만, 이 책 덕분에 앞으로 조금은 얄팍은 상술에 잘 저항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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